
오픈AI(OpenAI)는 생명과학 연구를 위해 설계된 신규 인공지능 모델 ‘GPT-로잘린드(GPT-Rosalind)’를 1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 모델은 생물학, 신약 개발, 전이의학(translational medicine) 전반의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개발된 목적 특화형 추론 모델로, 기존 범용 AI와 달리 과학적 문제 해결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모델명은 DNA 구조 규명에 기여한 과학자 로절린드 프랭클린(Rosalind Franklin)의 이름에서 유래했으며, 생명과학 분야에서의 정밀한 연구 접근과 과학적 엄밀성을 상징한다.
현재 신약 개발은 타깃 발굴부터 규제 승인까지 평균 10~15년이 소요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특히 초기 연구 단계에서의 효율성과 정확성이 전체 개발 성공률과 속도를 좌우하지만, 현실적으로 연구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
연구자들은 방대한 논문, 다양한 데이터베이스, 실험 결과, 그리고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가설을 동시에 다루어야 하며, 이 과정은 시간 집약적이고 확장성이 제한적이다.
GPT-로잘린드는 이러한 병목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설계된 모델로, 기존 연구 흐름을 단순히 자동화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보다 빠르게 유의미한 결과에 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가설 생성부터 실험 설계까지…‘연구 파트너’로 진화
GPT-로잘린드는 단순 데이터 분석 도구를 넘어 연구 전주기에 걸쳐 활용된다. 문헌 근거를 통합하고 새로운 가설을 도출하며, 실험 설계와 데이터 해석까지 지원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연구자가 놓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발견하거나 다양한 가능성을 동시에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연구자가 기존보다 더 빠르게 가설을 검증하고, 실험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기능은 AI가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연구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화학·단백질·유전체까지...과학적 추론 능력 강화
GPT-로잘린드는 화학, 단백질 공학, 유전체 분석 등 생명과학 핵심 분야에서의 추론 능력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분자 구조와 반응 이해, 단백질 설계, 유전자 기능 해석, 질병 관련 생물학적 경로 분석 등 복잡한 과학적 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최적화됐다.
또한 단순 텍스트 기반 분석을 넘어 실제 과학 도구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능력이 향상되면서, 문헌 리뷰부터 실험 계획, 데이터 분석까지 이어지는 복합적인 연구 과정을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50개 이상 과학 도구 연동, 연구 자동화 환경 구축
오픈AI는 이번 모델과 함께 코덱스(Codex)용 생명과학 연구 플러그인도 공개했다. 해당 플러그인은 50개 이상의 과학 도구 및 데이터 소스와 연동되어 연구자가 여러 시스템을 오가야 하는 비효율을 줄이고, 하나의 통합 환경에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GPT-로잘린드는 현재 챗지피티(ChatGPT), 코덱스(Codex), API를 통해 리서치 프리뷰 형태로 제공되며, 신뢰 기반 접근 프로그램을 통해 일부 고객에게 우선 공개되고 있다.
오픈AI는 지피티-로잘린드를 실제 연구 환경에 적용하기 위해 주요 글로벌 기업 및 연구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아젠(Amgen), 모더나(Moderna), 앨런 연구소(Allen Institute), 서모 피셔 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 등 생명과학 및 바이오 분야를 대표하는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실제 연구 워크플로에 모델을 적용해 성과를 검증하고 있다.
아젠(Amgen)의 인공지능 및 데이터 부문 수석부사장 션 브루이치(Sean Bruich)는 “생명과학은 매우 높은 정밀성과 복잡성을 요구하는 분야”라며 “오픈에이아이(OpenAI)와의 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과학 연구의 속도와 성공률 동시에 끌어올린다”
오픈AI는 GPT-로잘린드를 통해 연구 속도뿐 아니라 성공률까지 동시에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고 최적의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실험 실패를 줄이고 보다 정교한 연구 결과를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AI가 단순 생산성 도구를 넘어 과학적 발견의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GPT-로잘린드는 생명과학 모델 시리즈의 첫 번째 단계로, 향후 더욱 복잡하고 장기적인 연구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발전할 예정이다. 오픈AI는 지속적인 모델 학습과 평가를 통해 생화학적 추론 능력을 강화하고, 실제 연구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기능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