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티투마루-4개 대학 협력 사업 성과 발표
석·박사 연구원 5명, 차세대 AI 기술 제시
실무 적용 가능한 솔루션으로 주목
의료진 1년 업무를 인공지능(AI)으로 하루 만에 단축하고, 7000대 CCTV를 실시간 분석하며, 자연어로 데이터베이스와 대화하는 시스템까지.
한국 AI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인재들이 산업 현장의 실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인 연구 성과를 잇달아 발표했다.
포티투마루가 부산대, 성균관대, 유니스트, 인하대와 추진하는 ‘산업융합형 멀티모달 생성 인공지능 인재양성’ 사업에 참여한 석·박사 연구원 5명은 지난 2일 제주도에서 열린 ‘산업융합형 멀티모달 생성 인공지능 인재양성 워크숍’에서 각자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20대 중후반의 젊은 연구자들로, 의료·교통·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현장 적용 가능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정휘웅 포티투마루 인공지능연구소장은 “시스템 전체에서 AI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하지만, 뇌가 몸에서 차지하는 비중처럼 그 중요도는 90%”라며 “학교 연구와 기업 요구사항 간의 간극을 메우는 문제 해석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 부산대, LLM 기반 심장질환 예측 시스템 개발
부산대학교 석사과정 김기범 연구원은 대형언어모델(LLM) 기반 심장질환 환자 예측 연구를 발표했다. 김 연구원은 “심장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이지만, 최근 20-30대 젊은 층에서도 급증하고 있다”며 “글로벌 심장질환 해결 및 예방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연구 동기를 밝혔다.
연구진은 부산대병원과 협력해 2023년 12월 폐쇄형 CDM 분석실을 구축하고, 카우스 포털을 통해 웹 기반 데이터 접근 시스템을 마련했다. 개발된 시스템은 환자의 혈액검사 결과 등 전자건강기록(EHR) 데이터를 자연어로 변환한 후 바이오 LLM을 파인튜닝해 자동으로 임상 노트를 생성한다.
김 연구원은 “EHR 데이터가 주어지면 자동으로 임상 노트가 생성되어 의사들의 업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12월까지 병원 의료 전문가들의 피드백을 받아 실제 임상 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수준으로 완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UNIST, 7천대 CCTV 실시간 교통사고 감지 시스템 구축
UNIST 인공지능대학원 석박사 통합과정 김민경 연구원은 한국도로공사와 협력해 교통 CCTV 영상 분석 및 질의응답 생성형 AI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7000대 이상의 CCTV 영상을 실시간 처리해야 하는 도전적인 과제에 직면한 김 연구원은 “학습용 레이블 데이터가 전혀 존재하지 않고, CCTV 장비마다 화질과 사양이 상이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OOD(Out-of-Distribution) 탐지 기법을 활용해 정상 교통 상황에서 벗어난 교통사고나 낙하물을 자동으로 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또한 영상 해상도 조절, 흑백 변환, 배치 처리, 모델 축소 등을 통해 7천대 CCTV 실시간 처리가 가능한 경량화 솔루션을 구축했다.
김 연구원은 “악천후 상황에서도 CCTV 영상 품질을 향상시키고, 탐지한 이벤트를 사용자에게 능동적으로 알리는 NL2SQL 기반 생성형 AI까지 완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성균관대, 자연어로 데이터베이스 조작하는 CRUD 시스템 완성
성균관대 인공지능대학원 석사과정 권동욱 연구원과 박주봉 연구원은 NL2SQL(자연어를 SQL로 변환) 기술을 공동 연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권 연구원은 “기존 연구는 대부분 데이터 조회(SELECT)에만 집중했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데이터 입력(INSERT)이나 수정(UPDATE), 삭제(DELETE)도 필요하다”며 “CRUD 전체를 자연어로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멀티에이전트 기반으로 복잡한 추론과 판단이 필요한 구조적 생성 작업을 각 기능별로 전문화된 에이전트로 분리해 성능과 안정성을 향상시켰다. 또한 Chain-of-Thought, Consistency 등 LLM 추론 기법을 활용해 복잡한 질의 처리 능력을 크게 개선했다.
박 연구원은 MCP(Model Context Protocol)를 활용한 실시간 데이터베이스 연동 시스템을 구축해 “회의실 4명 내일 오후 2시 예약해줘”라는 자연어 명령으로 실제 예약까지 완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박 연구원은 “오라클의 셀렉(Select) AI와 RAG를 결합해 더욱 정확한 자연어 데이터베이스 질의응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인하대, 이미지 생성에서 로봇 제어까지 융합 연구
인하대 석사과정 조현욱 연구원은 생성 모델 기반 이미지 합성·편집 연구를 해왔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와의 프로젝트를 통해 NLP(자연어처리) 분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조 연구원은 “회의실을 예약하면 동시에 커피 배달까지 연결되는 통합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며 “실제로 공항 내 로봇이 커피를 배달하는 것까지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사용자의 불완전한 입력을 자동으로 보완하는 ‘슬롯 필링’ 기술을 개발해 실무 적용성을 높였다. 또한 챗GPT를 활용해 부족한 학습 데이터를 증강하고, 실행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을 통해 데이터베이스 쿼리 결과를 점수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조 연구원은 “로봇 제어 API 사용 패턴을 기반으로 한 도메인 특화 학습 최적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며 “조작 쿼리 강화를 위한 균형 학습 전략으로 CRUD 데이터의 균형잡힌 학습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 융합 연구로 새로운 가능성 모색
이번 워크숍의 가장 큰 특징은 서로 다른 분야를 전공한 연구자들이 협력해 융합 연구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정 소장은 “다른 분야 연구자들과 교류하다 보면 의외로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걸 느끼게 된다”며 “아이디어는 전혀 다른 분야 이야기를 들을 때 더 많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부산대의 의료 AI 기술이 심리상담 분야에도 적용되고, 인하대의 물류 창고 설계 기술이 방산 설계에도 활용되는 등 기술의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성균관대의 NL2SQL 기술은 국방 분야 MRO(정비·수리·정비)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
정 소장은 “개별 연구원들이 본인의 연구 주제는 유지하면서도 옆쪽 도메인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AI 하나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거의 없고, 모든 것을 복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연구원들은 올해 하반기 포티투마루에서 인턴십을 수행하며 실제 기업 환경에서 연구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도로공사, 대우건설, 부산대병원 등 대형 기관들과의 협력을 통해 연구 성과의 실용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출처: https://digitalchosun.dizzo.com/site/data/html_dir/2025/07/03/202507038022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