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K-ICT WEEK in BUSAN 2025’가 한국의 AI 전환(AX) 미래를 한눈에 보여주는 종합 무대로 막을 내렸다. 11회째를 맞은 이번 전시회는 ‘인공지능(AI) 기술과 혁신의 중심 부산’을 주제로 전국 178개 기업·기관이 참여해 409개 부스 규모로 펼쳐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부산광역시, 부산시교육청이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벡스코 등 주관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개막식에서 “기업에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시민에는 미래 기술 체험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꿈꾸는 ‘진짜’ AI 도시는 부산임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 농업과 산업 현장의 AI 혁신, 현실이 되다
이번 K-ICT WEEK에서 주목된 사례 중 하나는 농업 분야의 AI 적용이었다. ‘AI 융합 지능형 농업 생태계 구축 사업관’에서는 자율주행 로봇과 스마트팜 플랫폼이 실제 농업 현장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생생히 보여줬다.
농업기계 전문기업 하다(HADA)가 선보인 자율주행 기반 무인과수방제로봇 ‘뿌리다’는 과수농가의 방제 작업을 완전 자동화했다. 김재진 하다 과장은 “정밀 살포 기술을 적용해 약액 낭비 없이 과실 전체에 직접 약제를 도포할 수 있다”며 “기존 방사형 분사기 대비 직선으로 분사되는 식으로 토양 오염과 인체 유해성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 로봇은 최대 5시간 연속 작업이 가능하며 클라우드 기반 관제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원격 제어도 가능하다.
지능형 공간정보 전문기업 무한정보기술은 노지작물의 관수·관비·방제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스마트팜 플랫폼 AI 맵스(AiMAPS)를 공개했다. 정성우 무한정보기술 전략기획부 수석은 “노지에 설치된 센서가 토양 수분 상태를 감지해 자동으로 물을 주는 등 클릭 한 번으로 작동되는 무인 관수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산업 현장에서도 AI와 로봇 기술의 융합이 두드러졌다. 동원테크의 바리스타 로봇 ‘BB BARISTA B’와 생맥주 푸어링 머신 ‘BB BEER BOX’는 균일한 품질의 음료를 지속 제공하며 서비스업의 노동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대한항공은 IoT가 탑재된 드론을 활용해 항공기 외관을 점검·스캔하고 디지털트윈 환경을 구축해 정비 시간을 기존 8시간에서 50분으로 대폭 단축하는 혁신 사례를 선보였다.
◇ 교육 현장의 AI 혁명, 학생들이 주도하다
‘AI 교육관’은 이번 전시회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였다. 부산시교육청과 초·중·고·특수학교 26개교가 참여해 총 27개 부스를 마련했으며, 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AI 기술과 교육 현장 사례들이 전시됐다.
부산컴퓨터과학고 학생들이 선보인 ‘AI 의수’는 사용자가 컴퓨터 카메라 앞에서 손을 움직이면 로봇팔이 그대로 따라 하는 기술로 주목을 받았다. 이재형 부산컴퓨터과학고 학생은 “위험하거나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작업을 대신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며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직접 설계하고 프로그래밍했다”고 말했다.
특히 발달장애 학생들을 위한 코딩 교육 로봇이 큰 관심을 끌었다. 부산해마루학교에서 개발한 블록 조립 방식의 코딩 교육 자료는 일반 참관객들에게도 인기였다. 전준화 부산해마루학교 교사는 “발달장애 학생들도 눈으로 보고 만지고, 조작하면서 AI 개념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개발된 교구”라고 설명했다.
삼정고 학생들은 IoT 센서를 활용한 자동화 농업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는 스마트팜을 선보였다. 조예솜 삼정고 학생은 “수업 시간과 동아리 활동 시간을 이용해 다양한 AI 기술을 개발했다"며 "자동 급수 기능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 부산, AI 전환 생태계의 전국적 확산 거점으로
K-ICT WEEK는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지역 AI 생태계 조성의 핵심 플랫폼 역할을 해왔다. 2015년 첫 개최 이후 동남권 최대 정보통신기술 박람회로 자리잡았으며, 매년 규모와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이번 행사에서 올해 4개 핵심사업을 발표했다. △제조업 시공간 기반조성사업 △부산 AI 실증지원센터 운영 △혁신소재 맞춤지능 데이터 통합관제 지원사업 △중소기업 빅데이터 분석·활용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 제조업의 AI 역량 강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온디바이스 AI 서비스 실증·확산 사업이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 서버가 아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개별 기기에서 직접 AI 연산을 처리하는 기술로, 이 사업은 공공분야 구축을 선도해 효과적 검증 및 생태계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개막식에서 “부산은 도시 전역에 AI와 데이터 기반 스마트기술을 도입하고 교통, 물류, 행정,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과감한 혁신을 추진해왔다”며 “이번 행사가 도시 간 경계를 넘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더 나은 미래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협력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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